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월급날의 설렘은 잠시, 통장 잔고가 순식간에 비워지는 허무함을 **'간이역'**이라는 비유로 풀어보았습니다.
🚉 월급이라는 이름의 급행열차, 내 통장은 '간이역'
한 달 동안 땀 흘려 일한 보상, **'월급'**이라는 열차가 들어온다는 신호가 울립니다. 아침부터 휴대폰 진동 소리에 가슴이 설렙니다. 숫자 몇 개가 찍혔을 뿐인데, 세상이 갑자기 살 만해 보이고 점심 메뉴도 과감하게 고르게 되죠.
하지만 이 열차는 무정차 통과가 원칙인 초고속 급행열차입니다.
💸 1번 승강장: 자동이체라는 이름의 승객들
열차가 멈추기도 전에 이미 승강장에는 줄을 선 사람들이 가득합니다.
- 카드사 대리인: 가장 먼저,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하며 위풍당당하게 승차합니다.
- 통신사·보험사 직원: 소리 없이 다가와 자리를 잡습니다.
- 집주인(혹은 은행): 월세와 대출 이자라는 통행료를 챙겨 유유히 사라집니다.
💨 찰나의 정차, 그리고 적막
"이번 역은 내 통장, 내 통장 역입니다." 안내 방송이 끝나기도 전에 열차는 다시 경적을 울립니다. 썰물처럼 빠져나간 숫자들 뒤로 남은 것은 텅 빈 승강장의 찬 바람과 **'잔액: 1,420원'**이라는 초라한 전광판뿐입니다.
분명히 열차가 들어오는 것을 보았고, 잠시 온기도 느꼈는데 손에 잡힌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. 내 통장은 그저 그들이 잠시 머물다 떠나기 위한 간이역이었을 뿐임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.
"월급은 나를 거쳐 갈 뿐, 주인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마음이 편해진다." — 어느 직장인의 해탈 섞인 한마디
🚉 다음 열차를 기다리며
비록 열차는 떠났고 승강장은 다시 고요해졌지만, 우리는 또다시 한 달을 버텨낼 에너지를 모읍니다. 다음번엔 열차가 아주 조금이라도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, 혹은 승객 몇 명이라도 덜 태울 수 있도록 선로를 정비하면서 말이죠.
오늘 하루, 월급 열차를 보내느라 고생한 당신에게 시원한 맥주 한 잔 정도의 정차 비용은 남겨두셨길 바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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